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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매실 캠페인 제작 후기
“초록매실 있어요?”
광고를 론칭하면서 이처럼 기다려지는 말이 있을까? 소비재 특히, 음료처럼 소비자들이 쉽게 반응할 수 있는 저관여 제품들은 사람들이 ‘찾게 만드는 것’만큼 기분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널 깨물어 주고 싶어!”
초록매실은 출시부터 폭발적이었다. 초록빛 상큼한 매실음료라는 뜻의 초록매실은, 전통적 건강소재인 ‘매실’을 컨셉으로 1999년 웅진식품에서 출시되었다. 출시되면서부터 매실의 상큼한 맛과 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이듬해 드라마 ‘허준’에서 그 효능이 언급되면서 열풍이 일어났다. 또한 당대 인기스타 김현주, 김재원, 장나라…… 그리고 오늘의 ‘조성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1년 만에 1900억원(소비자가 기준)이라는 폭발적인 매출로 이어졌다. 하지만 영원한 스타는 없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인기는 음료 트렌드 변화에 따라 서서히 떨어지면서 몇 년 전부터 매출은 전성기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온음료, 커피, 에너지음료, 기능성음료 등 소비자들의 기호를 사로잡는 다양한 제품들에 밀려 점점 추억의 음료로만 기억되어 왔다.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다시 사로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쟁제품군들과 겨룰만한 ‘임팩트’와 ‘물량’이 필요했지만, 무조건적인 물량공세만이 정답인 것도 아닌 상황, 초록매실은 그렇게 고민의 끈을 잡고 있었다.
‘조성모의 컴백’, ‘조매실의 컴백’
그러던 중 추억의 ‘조매실’이 갑자기 등장했다. 그것도 tvN 킬링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단독 게스트로 말이다. 초록매실에게 조성모의 컴백은 조매실의 컴백과 같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광고를 소비자에게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중 기존에 확실히 각인되어 있던 기억을 회상시키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광고주 역시 이 이슈를 가벼이 넘기지 않고, 15년 전 당대의 스타 조성모를 녹색 트라우마에 빠뜨린 일에 대해 위트 있는 문구의 사과 화환을 보내면서, 새로운 도전의 물꼬를 텄다. 당초 계획에 없던 초록매실 광고가 ‘급’ 시작하게 된 것이다.
(SNL코리아 방송 및 페이스북 캡쳐이미지)
“우리도 이럴 줄 몰랐어요.”
SNL에 등장한 조성모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조매실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이어졌고, 심지어 가수 조성모보다 매실 조성모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나올 정도였다.
방송 직후 조성모와 웅진식품 측의 만남이 이뤄졌고, 조성모는 광고제의에 흔쾌히 ‘OK’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그들의 ‘의리싸움’은 시작됐다. (‘의리싸움’이라고 지칭한 이유는 누가 더라고 할 것 없이 끊임없이 서로에게 의리를 보여주었기 때문). 통상적으로 광고제작은 OT부터 촬영, 편집, 온에어까지 3개월정도가 걸리는데, 이번 광고는 달랐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조성모’, ‘조매실’에 몰려있을 때, 가능한 빨리 광고를 오픈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작 방향을 잡으면서 가장 큰 고민은 15년 전 그 때의 조매실을 ‘그대로’ 재현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롭게 갈 것인가? 물론 ‘지금의 조성모’가 ‘그 때의 조성모’의 모습을 재현하기만 해도 전처럼 ‘오글거리겠지만’, 우리는 기존 ‘오글거림’의 재해석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오글거림’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큰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동안 조매실 이미지로 고생한 조성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광고주의 마음까지 모두 담고자 했다.
그래서 탄생한, 꽃남자 vs 상남자, ‘세월이 흘러도 조성모는 여전했다!’
나야. 널 깨물어주던. 또 깨물어줄까
vs
아직도 내가 좋아? 그렇게 좋아? 오랜만에 확 깨물어줄까?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성모의 연기였다. 당시에는 그의 풋풋함만으로도 상큼함을 충분히 표현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심지어 매실 트라우마를 겪은 그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끌어내는 것이 가능할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그 모든 것은 기우였다. 몸이 포즈를 기억한다던 조성모는 24시간에 가까운 촬영 시간 동안, 준비해 온 모든 연기를 토해냈고, 그것은 상상 이상의 오글거림으로 대방출되었다. 자신의 치부(?)를 인정하고, 그것을 더 극대화 표현함으로써, 그는 스스로 갇혀있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신의 한 수 까메오 홍석천 & 유병재
이번 프로젝트에서 신의 한 수는 ‘의리남 홍석천’과 보면 다 아는 ‘대세남 유병재’의 카메오 출연이었다. SNL에서 시작된 그들의 인연이 광고에서까지 빛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홍석천은 본인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는 이번 광고에 출연을 흔쾌히 수락 했으며, 명불허전의 열연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SNL 작가로도 활동 중인 유병재는 어떤 신인 연기자보다 자연스럽고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한 SNL <극한직업> 코너에서는 주인공에게 늘 맞기만 하지만, 이번 광고에서는 조성모의 뒷통수를 때리는 애드리브까지 맡았으니 일거양득(?)이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장면은 조성모가 직접 “제가 맞을게요~ 그럼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라고 제안하여 시작된 것이었다.
대세는 ‘병맛’, B급 광고의 향연!
‘병맛’이라는 단어는 ‘B급’, 저급문화계에 나타난 새로운 신조어로, 2010년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요즘 온라인에서 그야말로 핫한 용어로 자리잡고 있다. ‘맥락 없고 형편없고 어이없음’을 의미하는 ‘병맛’은 인터넷을 통해 서서히 퍼지더니, 어느 새 대중문화의 한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스스로를 B급이라 지칭하는 싸이, 크레용팝의 ‘빠빠빠’, tvN ‘SNL 코리아’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이 ‘B급’문화는 광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광고는 멋있고 예쁜 모델을 활용해, 멋지고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럴 영상의 확대와 더불어 이제 소비자들은 B급 광고들에 반응하고 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비락식혜’의 ‘신토부으리’, 고전과 현대의 믹스매치를 통한 폭소를 보여주는 ‘배달의 민족’, 19금과 유머코드의 ‘쿠차’, ‘마이비데’의 ‘아시나요’, 롯데 돼지바까지… 셀 수 없는 B급 코드의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간간히 보여지던 장르였지만, 요즘처럼 대세를 이끌지는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웰메이드 광고보다 직관적인 웃음과 어설프고 거친 광고가, ‘내 속의 숨겨진, 혹은 감추고 있는 욕망이나 답답함’을 시원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마음에 제품의 진정성이 더욱 힘있게 전달된 것이라 생각된다. 또다시 대중을 이끄는 코드는 바뀌겠지만, 한동안 병맛 문화는 유효할 것 같다.
“초록매실 광고 만들어주세요”
광고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설렌 적이 없었다. 아마 조성모의 SNL 출연 이후, 많은 사람들이 ‘조성모와 초록매실의 광고가 실제로 성사되느냐’, ‘정말 찍느냐?’, ‘어떻게 찍을 거냐?’ 하는 관심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캠페인은 SNL의 조성모 출연을 단순히 넘기지 않고, ‘조성모-조매실’이라는 강력한 자산을 잘 활용한 광고주의 빠른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리고 우리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B급 문화의 향연 속에서 유튜브에 론칭한지 2주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넘는 성과를 낳을 수 있었다. 한 때 콜라의 아성을 흔들었던 초록매실, 제2의 명성을 누려볼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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