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어디로 다녀오실 예정이신지? 벌써 다녀 오셨다구요? 빠르기도 하셔라! 어째, 소득은 좀 있으셨나요?
요즘처럼 찌는 듯한 더위가 내 스타일 아닌 남자처럼 달라붙을 땐 그저 더위로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 최선이다. 다름아닌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이열치열!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메뉴는 지금 겨울 장롱 속에서 여름잠을 자고 있을 고마운 동물들이다.
지난 추위를 따뜻하게 지켜준 그 동물들의 털(사실 개인적으로는 동물의 털에 대한 안 좋은 추억들이 많지만, 쩝!!!)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여름에 왠 털 이야기?’라고 하시는 분들 복날 땀 흘리며 삼계탕 먹듯 땀 한 번 흘려 보자구요!
제품은 다름아닌 3M의의 Lint Roller 광고이다.
사실 좀 까칠하다 싶은 사람들에게 가장 신경 거슬리는 것 중에 하나가 깔끔하게 챙겨 입고 나선 옷에(그것도 블랙 정장이라면 더욱 더) 주책 없이 일어나는 보푸라기 같은 것들… 마치 정장 차려 입고 마른 풀밭에서 뒹굴다 나온 것 같은 어이없음이 보이지 않는 등 뒤에 유치 찬란하게 묻어 있다면? 상상만 해도 불쾌지수가 치솟기 시작한다. 이런 사람들에겐 정말 의 Link Roller가 필요할 것 같다.
광고를 보고 맨 먼저 드는 생각은 ‘재미있다’라는 것이었다. 마치 체육시간에 철봉에 매달리듯 옷걸이를 잡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우리의 ‘애완이’들… 처음엔 재미있었다가, 자꾸 보니까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학교 간 사이, 출근한 사이 하루 종인 매달려 있었을 생각을 하면 말이다. 아마도 링크 롤러로 자신의 털을 죽~죽 밀어 민짜가 되어도 꿈틀~하고 저항할 여력조차 없을 것 같아 더욱 측은지심이 든다. 어쨌든 제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용도를, 특징을 너무 쉽고 명확하게, 그리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별 것 아닌,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눈에 보이면 한 번쯤 사서 써 보고 싶은 ‘무작정 소비’를 조장할 만한 아이디어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하긴 이런 모피나 자연산 보온장구를 목에 두를 정도면 남부럽지 않을 부를 축적하고 있어야 하는 분들일 게고, 얼핏 우리 주위에 ‘양심에 털 난 사람’ 들이라도 Link Roller로 주룩 주룩 밀어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데 쓰면 어떨까 하는 공상에 젖어 본다.
이제 그만 어린 ‘애완이’들을 쉬게 해 주어야겠다!
취글 : 류진한 iamhalf@hanmail.net / 출처 : 한화그룹웹진 오픈아이 (http://www.5pen-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