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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것이 ‘채움의 철학’이라면, 동양의 것은 ‘비움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 ‘餘白(순백)의 美(미)’, ‘行間(행간)의 의미’, ‘無所有(무소유)’…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려운 공자님 말씀이지만, 또 부담 없이 접근하면 그리 어려운 의미만은 아닌 것 같다.
“행복은 ‘얼마나 많이 소유했느냐?’ 보다 ‘얼마나 많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운가?’에 있다”라고 한 어느 스님의 말씀이 얼마 전부터 공감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iExplore라는 on-line 여행사 광고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격과 스케줄과 목적지들로 빽빽하게 메워진 여행사 광고들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여행자가 정말 원하는 여행사 광고는 무엇인가?’ 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광고인 것 같아 더욱 눈길을 끈다.
자일을 메고 암벽을 오르는 등반가는 우리가 익히 보아 온 그림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벽의 뚫린 틈 사이로 얼마나 큰 자연이 숨어 있는지? 그 아이디어 하나에 얼마나 큰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지를 미쳐 몰랐다. 어느 산맥의 암벽 조각 하나를 오르는 이미지가 South America를 종단으로 오르는 이미지로 바뀌면서 광고가 주는 아이디어의 크기나 임팩트가 뻥튀기처럼 커져 버렸다. 이것이 바로 역발상의 힘이 아닐까?
아래에 보이는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타고 지고 험한 산악의 능선을 오르는 석양의 이렇게도 자연스럽게 Africa와 어울릴 수 있을까? 이렇게 장엄한 풍경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까? 여행을 가면 여기 저기 가 봐야 할 스케줄이 영업사원 사람 만나는 것 보다 바쁘고, 또 그 많은 곳의 감동과 아름다움을 눈과 마음에 담기 보다는 사진의 흔적으로 더 정확히 표현하면 증거로 담아 오기에 바쁜 우리네들에게 비움을 가르쳐 주고, 대자연을 가르쳐 주고, 여행이 주는 참 여유를 보여주는 것 같아 어느덧 가슴 속에
“아~ 이것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크리에이티브구나!” 하는 잔잔한 감흥이 인다.
그 곳에 내가 있고 싶다는 생각! 그 생각을 이끌어 냈다면 그 광고는 자기의 역할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취글 : 류진한 iamhalf@hanmail.net / 출처 : 한화그룹웹진 오픈아이 (http://www.5pe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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