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컨셉트로 사용할 단어나 카피에 사용할 단 하나의 단어를 찾는 일이 얼마나 많은 대안 탐색에의 노력을 요하는지, 직접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고 크리에이티브 담당자, 이를테면 카피라이터들은 매번 컨셉트에 관련된 단어들을 탐색하다가 이런 상황을 마주칠 때가 종종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거,세상에 있는 그 많은 단어들 중에서 내가 찾을 만큼 충분히 찾았다고 봐도 되는가?
이 제품의 카테고리하면 쉽게 떠오르는 이런 흔한 단어들 말고, 더 독특하거나 흔치 않은 것은 없을까? 이 단어는 의미는 마음에 들지만 왠지 비슷한 의미의 다른 재미있는 단어가 더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떠오르지는 않고…… 나는 이 단어를 보면 이런 느낌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도 똑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 줄까? 그런데, 지금 내 컨디션은 괜찮은 편인지 모르겠다. 난 컨디션 좋을 때는 잘 생각나다가도 나쁜 날이면 능률이 오르지 않아.’
이러한 고민 내지 불안한 생각의 근원은 단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양적으로 충분히 대안을 탐색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충분한 수준이 될 수 있는 여부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그 중 퀄리티는 결국 인간이 판정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탐색의 양을 늘리는 일은 어찌 보면 단순노동일 수도 있다.
그러면 요즘 같은 세상에서 첨단 기술의 힘을 빌어 획기적으로 탐색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인가? 이 같은 목표의식과 단순노동을 줄이려는 철학에서 비롯되어 그 개발이 착수된 프로그램이 있다. LG애드 사내시스템 초기화면의 CR도구함 내부에 한 모듈로 자리 잡고 있는 ‘컨셉프리즘(Concept Prism)’이 바로 그 주인공!
170개의 제품 카테고리 연상단어를 한눈에
브랜드전략연구소에 의해 구축된 자체 DB인 ‘컨셉프리즘’은 매해 약 6,000명 규모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가 연상하는 단어(형용사 및 명사)들로 이뤄진 DB를 제공한다. 개발 초기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컨셉트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선정된 500개의 단어에 대해 이와 연상되는 무수히 많은 단어(형용사 중심)들로 이뤄진 개념중심의 DB를 제공해왔다. 그러던 중 실무에 있어서 실제 제품과 직접 연상되는 단어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함을 느끼고, 2005년도에 이르러 이를 170개의 제품 카테고리 중심으로 전면 개편함으로써 마침내 완성을 보게 되었다. 그 170여 개 제품은 껌부터 시작하여 대형 승용차까지 매우 다양한 카테고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품 카테고리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 실무 적용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컨셉프리즘’의 사용법은 매우 간단해, 사용자가 제품명을 가나다순으로 나열된 메뉴에서 스크롤바를 내려 선택하면 결과가 바로 제공되는 원 스톱 서비스 방식이다. 제품과 관련된 연상단어 리스트가 많은 응답비율을 나타낸 단어들부터 소수 의견까지 테이블 형식의 도표로 주어지고, 한쪽에는 마인드맵 형식의 그래픽이 제품과 연상단어들 간의 연결강도를 나타내며 생성된다.
이를테면 어떤 사용자가 ‘디지털 카메라’ 제품과 관련된 연상단어들이 궁금할 경우 메뉴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찾아 클릭하기만 하면 ‘자유롭다(11.8%), 추억(8.0%)’과 같은 연상도가 높은 단어들 뿐 아니라, ‘신세대(1%), 셀카(0.8%), 미니홈피(0.5%), 사생활 침해(0.2%)’ 등과 같은 많고 다양한 소수 의견까지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소수 의견들은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의 직관과 흥미를 자극해 좀더 나은 광고테마를 발견하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이처럼 1차적으로 연상된 단어들 중 사용자의 관심이 가는 것이 있어서 그에 대한 연상단어를 찾아 더 깊게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이 1차 연상단어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이를 중심으로 한 2차 연상단어를 다양하게 탐색할 수도 있다.
글 : 곽 승 호 대리| 브랜드전략연구소(shkwak@lgad.lg.co.kr) / 출처 : LG Ad 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