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유미, 냉철한 이성과 카리스마 -

레오버넷을 전통적인 광고를 개발하는 에이전시라고 한다면 Arc는 마케팅 서비스 에이전시라고 해요. 저희는 마케터처럼 처음부터 광고주와 함께 일을 하죠. 시장 조사부터 소비자 인사이트 조사, 트랜드 조사를 함께 하고 그것에 대해서 보수를 받기도 하지요. 그리고 반드시 TVC를 고집하기보다 광고주가 달성해야 할 목적을 들어 본 후에 그에 합당한 베스트 툴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요.

네 맞아요. 처음 레오버넷에 일할 때에 외국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하다가 일반 광고대행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마케팅 서비스 조사 영역을 좀 더 제공하는 데에 니즈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 때 레오버넷에 있으면서 Arc로 독립을 했어요.

네. (웃음) 그때 제 나이가 34살이었는데 4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했죠. 지금은 30명 정도까지 늘어났어요.

물론 많아요. 외국 기업들에게는 배우고 싶은 점이 많아요.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든가 브랜드를 키워가는 과정이 한국과 다르거든요.

우선 외국기업들은 인간을 키우듯 브랜드를 키우고 바라봐요. 자식을 키운다는 게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버리진 않잖아요. 한 브랜드를 50년, 100년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브랜드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많은 연구를 통해서 단계별로 발전시킨다는 것에 있더라고요. 그 반면에 한국 기업들은 너무 숏텀 계획만 바라보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제가 영어를 잘 못하던 시절 이야기에요(웃음) 인도사람이 제 상사였는데 회의를 하다가 화가 나서 영어로 “나 너랑 일 못 하겠어서 나 나갈 거야” 라고 말했어요. 근데 제가 저보고 나가라는 말로 알아들은 거예요. 그 순간 화가 나서 제작대표님께 “보스가 저 해고한대요”라고 전화했더니 그 분이 저에 대한 의리가 있으셔서 “너 나가면 나도 나간다” 하고 만드셨던 섬네일을 북북 찢어버리신 거예요. 그때 제 옆에 있던 후배가 “차장님.. 차장님을 자른다는 게 아니라 자기가 나간다는 건데요..” 하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당장 뛰어가서 미안하다고 잘못 알아들었다고 말했지요. 그런데 이미 섬네일은 다 찢어져버려서(웃음) 다시 테이프로 붙이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최근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LG에서 작년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은 연예인이라는 타이틀로 소비자 조사를 하는 홀리데이 캠페인을 진행했었어요. 이게 성공을 해서 이번에는 좀 더 큰 캠페인을 원하셨어요. 광고주 브리프를 받고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딱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Send your message to hero!" 연예인보다 더 큰 게 영웅이고, 연말에다 사회적으로 다들 힘드니까 영웅한테 의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이거다 싶었죠. 너무 좋다고 생각해서 바로 PPT로 제작하고 눈물 쫙 나는 동영상까지 만들어서 광고주에게 보여줬어요. 광고주가 너무 맘에 들어 하셨어요. 결국 이 이벤트는 전체 참여횟수가 400만에 가까운 숫자로 LG 역사상 단일 캠페인 최다 참여자를 이끌어 냈었죠.
- 조유미, 항상 배우는 자세로 노력하는 경영인 -

따로 비결이라기보다 저는 항상 공부하려 노력해요. 그래서 무슨 책이든 읽으려 하지요. 그래서 제 생일이 되면 직원들에게 책 한 권씩 선물을 하게 해요.

맞아요. 5시간 이상은 안 자려고 노력해요. (웃음) 여러분도 공부하셔야 해요.

절실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남들을 보면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그게 누구건 배워야 해요. 예를 들면 직원들 중에 일본어를 잘하는 후배가 있으면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어보곤 해요. 자신에 대한 퀘스천 마크를 계속 던지죠. 끊임없는 갈구.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하는 질문이 열정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굉장히 많죠. 저는 아이 낳기 전날도 회사에 출근했고 둘째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잘 가보질 못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한국사회는 남성들이 인정하든 안 하든 불평등 사회에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이 나약해지고 있다는 거죠. 여자는 아이를 낳는 고통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도 말이죠. 여성은 어쩔 수 없이 외모를 꾸며야 하고 결혼을 안 하거나 아이를 안 낳으면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부당하죠. 한국에선 어쩔 수 없어요. 그래서 좀 더 여성들이 높은 지위에 올라서 정책을 바꿔주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여자로서 커리어를 쌓겠다는 사람들에겐 여자란 걸 잊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웬만큼 각오하지 않고는 시작도 하지 말고 시작했으면 절대 물러서지 말라고요. 그리고 사회와 싸우며 대적하기 보다는 잘 조율해가며 원하는 것을 얻는 현명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조유미, 따뜻한 가슴으로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경영인 -

전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세상 모든 것들이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내는 거라서 사람만 잘 알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직원이 적었을 때는 직원들 생일, 어린이날, 어버이날까지 챙겨줬는데 직원이 많아지다 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아마 연말에 쓴 크리스마스카드 덕분일 거예요. 전 직원들에게 손으로 직접 카드를 써서 줬거든요. 처음엔 힘들어서 그만둘까 했는데 다 쓰고서 일일이 전해 주다 보니 저도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어떤 직원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손으로 쓴 카드를 받았대요. (웃음) 이런 것들이 직원과 나를 연결 해주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인재를 많이 육성하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직원들 결혼식은 안가도 상을 당한 직원이 있으면 그 사람과 함께 해요. 그래서 우리는 매우 가족적이죠. (웃음)

만약 광고업계에서 일을 할 생각이 있다면 당장 어디든 들어가세요. 저는 처음에 허드레 일부터 시작했어요. 그리고 거기서 최고가 됐어요. 그러면 기회가 반드시 옵니다. 좋은 회사를 가려고 마냥 기다리기보다 우선 실무에 뛰어들어 베스트가 되세요. 그러고 일하면서 공부하세요. 멈춰있지 말고 어디서든 뭐든 하시는 게 좋아요.

Arc는 한마디로 비즈니스 파트너에요. 우리는 기존 광고대행사와 싸우지 않아요. 저희는 마케터와 싸우고 있어요. Arc와 일하신다는 것은 똑똑한 마케터를 팀으로 얻어 가신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그리고 그 결과는 보장할 수 있지요. 요즘에 들어서 Arc가 광고주에게 프로젝트의 퀼리티에 대해서 컴플레인을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우린 늘 절실하니까요.

UPGRADE 웹진 5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