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보기
본론에 앞서 인터뷰이의 잘 알려진 소개와 최신 뉴스를 정리하자면 농심기획 류남길 CD는 칸느 국제광고제 실버, 런던 국제광고제 위너, 클리오 광고제 브론즈에 이어 뉴욕페스티벌 브론즈까지,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 4대 국제광고제 모두에서 본상을 수상했으며, 유공광고인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수상, 2009 아시아태평양광고제 PRESS&POSTER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인터뷰 후 원고를 정리하는 기간 동안 중국 상해에서는 2009 뉴욕 페스티발이 개최되고 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50인의 크리에이터’에 선정되었다는 소식과 공주보다 더 예쁘다는 득녀소식의 겹경사를 전해들었다. 현재 농심기획에서 신라면, 안성탕면, 무파마, 둥지냉면, 카프리썬, 웰치스 등의 국민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제품들의 캠페인을 이끌고 있으며 서울산업대, 단국대학교, KOBACO, 광고연구원 등에서 후진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막대사탕 츄파춥스를 물고 볼이 터지기 직전인 요상한 복어 한 마리로 세계 4대 국제광고제를 연이어 석권,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농심기획 류남길 국장님을 만나기 위해 농심기획으로 향한 4기 웹진. 입구에는 4대 광고제에서 포획한(?) 다수의 트로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그 녀석들을 바라보는 54기 예비광고인들의 눈에는 불꽃이 활활! 솔직히 누군가는 질투를 넘어 경외감 마저 들게 되었다고 한다. 반드시 광고계에 입문하고야 말겠다는 눈앞의 목표를 넘어 언제인가는 우리도 국제광고제를 통해 성공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큰 꿈을 품고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광고인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았을때는 언제 인가요?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첫째로는 2007년 칸느에서 였습니다. 단순히 광고시장의 규모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광고대국입니다. 하지만 국가간 크리에이티브의 척도로 사용되는 국제광고제 수상실적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 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크리에이티브의 변방취급을 받아왔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칸 광고제 54년 동안, 대한민국이 쇼트리스트가 아니라 브론즈 이상의 본상을 수상한 실적이 미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칸 광고제에서의 실버가 제 광고 인생 중 가장 벅찬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칸 수상이라는 개인적 기쁨을 넘어, 대한민국의 크리에이티브를 은근히 폄하하던 코쟁이들의 오만함에 어퍼컷을 날렸다는 통쾌함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칸에서의 영광에 힘을 모은 우리 팀원들(카피라이터 한지연과 박승일, 아트 박성하와 임상문 부장)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 그대들 덕분입니다. 꾸벅~

두 번째로 해피했던 순간은 올 3월 파타야에서 열렸던 2009 아시아태평양광고제에 한국을 대표하는 심사위원(Press&Poster부문)으로 참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고 무엇보다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 동안 코바코에서 주관하는 ’칸느 영크리에이티브 부문’ 심사나 기타 다양한 광고공모전의 심사는 해봤었지만, 바다 건너에서 열리는 국제 광고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대단히 즐겁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칸느 영크리에이티브 부문’ 심사를 할 때는 ‘우리가 뽑은 이 작품들이 실제 칸느에 갔을 때 심사위원들은 어떤 눈으로 볼까? 칸의 심사위원들이 가지고 있는 심사의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관점이 심사의 기준이었습니다. 우리가 광고를 제작할 때 소비자의 심리를 이해·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직접 국제광고제 심사현장에 서서, 그들의 관점·그들의 생각·그들의 주장을 듣고 함께 호흡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 이거 정말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 ‘왓위민원트’에서 어느 날 여자들의 속마음이 술술~ 들리던 광고인 멜 깁슨의 기분이 이랬을까요? 아시아태평양광고제 심사위원 참관이 즐거웠던 또 하나의 이유는 Press&Poster부문 심사위원장인 마크 터셀(Mark Tutssel, Leo Burnett Worldwide Chicago, Chief Creative Officer)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레오버넷 월드와이드 시카고의 CCO이자, 작년도 칸 광고제의 심사위원장이기도 한 마크 터셀은 광고인이 가야 할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되는데…. 그와 함께 했던 6박 7일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칸에서는 벅찼고, 아시아태평양광고제가 열린 파타야에서는 즐거웠습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광고제 프레스&포스터 부문의 출품작 경향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첫째, 한국과 일본광고의 부진입니다. 그래도 일본은 FILM과 CYBER에서 2개의 BEST(그랑프리)를 비롯해 많은 트로피(GOLD 6, SILVER 12, BRONZE 13)를 수확해 나름대로 풍성한 축제였지만 한국은 CYBER와 FILM CRFT에서 2개의 SILVER를 수확하는데 그쳐 많은 아쉬움을 남긴 ‘그들만의 축제’였습니다.
둘째, 방콕과 함께 중국광고의 약진입니다. 전통적 광고강국 태국(방콕)의 강세는 여전했고 싱가폴, 인도의 Mumbai, 홍콩, 쿠알라룸프와 더불어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가 새로운 광고시티로 급부상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광고대행사를 제외하고 나면 이들은 대부분 BBDO와 같은 글로벌광고대행사의 아시아 지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새로움과 차별화, 그리고 단순히 새로운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우면서 더 좋은 것에 대한 진지한 혹은 발랄한 탐험과 도전이 큰 박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입니다만, 광고주의 입장에서 제품의 장점을 장황하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려 한다거나, 광고주 개인의 취향과 눈높이에 따라 좌우되는 기형적 형태의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심플하고 새로운, 그리고 놀라운 시각으로 만들어낸 ‘재미있는 광고들’이 박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POSTER에서 BEST를 수상한 Jeep의 광고가 그 좋은 예입니다.
넷째, 비주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시각적 광고의 승리입니다. 제품의 특성과 장점을 구구절절 나열하는 광고가 아니라 함축적인 비주얼 메시지로 모든 것을 말하는 광고가 심사위원 모두에게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아디다스의 ‘테니스’편과 Lowe Bangkok의 세제광고가 그 좋은 예인데, 슬로건과 키워드에 목을 메는 우리 한국 광고계의 경직된 현실이 떠올라 애꿎은 담배만 연이어 피워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광고제의 심사 방식, 심사위원들의 토의 내용등이 궁금합니다.
(Round 1) SHORTLISTS 선정
심사 첫날, 총 7명의 심사위원들은, 행사장에 전시되어 있는 출품작들을 보면서 자유롭게 각자의 주관에 따라 2라운드에 진출할 Shortlist를 선정하게 됩니다. 선정방식은 심사위원들에게 지급된 PDA를 통해 이뤄지는데 심사위원들이 해당 출품작을 보면서 PDA안에 있는 3개의 버튼(IN, OUT, ABSTEIN) 중 하나를 클릭하면 전산시스템으로 자동 취합됩니다. 취합결과 3명 이상이 ‘IN’을 선택하거나 3명이 ‘IN’을 선택하고 1명이 ‘ABSTEIN’을 선택하면 Shortlist에 선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에서는 심사위원간의 토론이나 의견 교환 없이 오직 스스로의 판단과 자유의사, 심사장 내에서 본인이 선택한 자유동선에 따라 심사가 진행되는데, 이때 자신이 소속된 회사(DDB와 같은 글로벌 대행사 포함)나 자국의 출품작에 대해서는 ‘ABSTEIN’을 선택해야 합니다.

(Round 2) SHORTLISTS 패자부활전
심사 2일째에는 FINALISTS 선정이 진행되며 이에 앞서 ‘패자부활전’이 선행됩니다. 행사장에 전시되어 있던 모든 출품작 중에서 SHORTLISTS에 선정된 작품들은 별도의 심사장으로 이동 전시되어 심화평가가 이뤄지게 되는데, 그전에 심사위원장(Leo Burnett Worldwide, Chicago의 Chief Creative Officer인 MARK TUTSSEL)은 심사위원들에게 이곳에 올라오지 못한 출품작 중에서 아까운 작품들이 있으면 심사위원당 2 작품씩 그 명단을 제출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취합된 후보작들은 한 작품씩 재평가가 이뤄지는데 이때는 거수를 통해 3명 이상이 동의를 하면 SHORTLISTS에 선정됩니다. 당시 저는 아디다스의 ‘테니스’편과 데톨의 남자 손잡이 편을 추천했는데, 이 중 아디다스가 심사위원 3인의 동의를 얻어 기사회생하게 되었고 까지 살아남아 최종적으로 Poster부문 ‘Silver’를 수상하게 되었는데… 시드니 ‘Furnace’의 친구들은 이 에피소드를 알까요?

(Round 3) FINALISTS 선정
점심 식사 후, 심사위원들은 FINALISTS 선정을 위해 다시 모였습니다. 선정방식은 Press single, Press Campaign, Poster single, Poster Campaign 등 총 4개 부문에서 SHORTLISTS에 선정된 작품들만을 모아 놓고, 과연 이 작품이 FINALISTS에 오를 만한 작품인가에 대한 토론과 거수를 통해 최종적으로 FINALISTS를 선정하게 됩니다. 심사에 앞서 심사위원장인 MARK가 FINALISTS에 오른 작품들은 ADFEST 수상작품집에도 실리는 것이기에 신중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우선 Press Single의 카테고리1(스낵)부터 시작했는데, 심사위원장 MARK가 SHORTLISTS에 오른 작품을 하나씩 들고서 심사위원들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그리고 3인 이상이 거수를 하면 FINALISTS에 선정, 탈락한 작품들은 그 자리에서 작품보드를 뒤집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심사가 끝나갈 즈음, McCann Erickson Singapore의 FARROKH MADON과 JWT Shanghai의 YANG YEO가 탈락한 작품을 하나씩 들고 와서 이의를 제기합니다. 각자 그 이유를 말하고 거수 끝에, 그 작품들 모두 다시 탈락했습니다. 머쓱해진 YANG YEO의 익살에 잠시 피로를 잊어봅니다. 심사위원들은 언제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토의 및 거수를 거쳐 합의에 이르게 됩니다. 가 끝나갈 무렵 Dentsu Tokyo의 KOICHI ITO가 다가와 귓속말을 건넵니다. “류상, 일본의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동병상련의 처지인 저 역시 씁쓸한 마음에 그저 웃습니다.

(Round 4) GOLD 선정 예비심사
FINALISTS 선정이 모두 끝나고 이제 트로피의 컬러선정을 위한 4차 심사가 진행됩니다. 심사위원들은 FINALISTS에 선정된 작품들을 보면서 각자 개별평가를 하게 되는데, 는 각자에게 주어진 심사용지에 적힌 4개의 항목(GOLD, SILVER, BRONZE, FINALIST)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처럼 심사위원간의 토론이나 거수 없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개별심사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Round 5) GOLD 및 Best 심사
잠시 휴식 후 다시 심사장에 모이니 의 결과에 따라 모든 작품들에는 레이블 (GOLD, SILVER, BRONZE, FINALIST)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제 심사위원장 MARK의 주도하에 이 예비 선정결과에 대한 토의가 진행됩니다. 이 작품이 BRONZE라면, 혹시 SILVER나 FINALIST로 변동시킬 의향이 있는지, 그 의견이 있다면 왜 그런지, 그 후에 거수를 거쳐 트로피의 승급조정을 결정하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GOLD는 한 카테고리에서 하나여야 한다는 MARK의 말이 무색하게, 이번 ADFEST의 GOLD는 PRESS에서 단 하나, POSTER에서 2개가 나왔을 뿐입니다. 그나마 PRESS 캠페인 부문에서 GOLD를 수상한 ‘펭귄문고’는 원래 싱글과 캠페인부문 모두에서 SILVER에 머문 작품이었습니다. PRESS 심사가 모두 끝나고 단 하나의 GOLD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이번에도 역시 McCann Erickson Singapore의 수다쟁이 FARROKH이 ‘펭귄문고’의 작품을 들고 와 이의를 제기합니다. “비록 싱글 부문에서는 SILVER가 적정하지만 이 작품들이 모여서 이뤄낸 캠페인의 힘은 다시 평가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잠시 토론을 거쳐 다시 거수, MARK가 ‘GOLD’를 외칩니다. 이제 POSTER부문의 BEST(그랑프리)를 뽑는 순간, MARK가 2개의 GOLD 중 Jeep에게 BEST를 수여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자 모든 심사위원들이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펭귄문고’가 PRESS 부문의 BEST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심사가 끝나고 심사위원 모두들 박수를 치며 즐거워합니다. 가자! 해변으로.
류국장님 본인께서도 해외광고제에서 수상을 하셨는데, 이번 심사를 통해 드러난 수상작품들의 특징을 설명해 주신다면
두번째 질문에서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새로운 그리고 더 좋은 것에 대한 진지하고 발랄한 추구, 광고주의 눈이 아니라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광고, 카피적 메시지보다는 시각적 메시지로 모든 것을 말하고 있는 광고들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심사 당시, 주최측이 제공한 채점의 기준이 좋은 답변이 될듯합니다. 당시 채점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Gold=신이시여, 난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Silver=대단해. 나도 이런 광고를 해보고 싶어. Bronze=와우, 좋은 데?
‘밤하늘의 별을 따기 위해 손을 뻗어라! 그러면 적어도 손에 진흙을 묻히지는 않을 것이니’라고 역설했던 레오 버넷의 말과 ‘좋은 광고는 누가 봐도 좋다’라는 누군가의 말이 제 머리 속에서 커플로 탱고를 춥니다.
한국 출품작들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어땠는지요? 한국 작품이 수상에 실패하는 이유가 있다면
몇 점의 출품작들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FINALISTS를 배출하진 못했습니다. 에서 FINALISTS 선정 당시 심사위원장 MARK는 심사위원들에게 계속해서 동일한 질문을 했었습니다. “Happy?”
결론적으로 한국의 출품작들은 심사위원들을 Happy하게 만드는데 실패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Happy하지 못할까요? 외부환경에 대한 부분은 앞에서도 말씀 드렸기에 생략하고, 내부적 요인으로 눈을 돌려보자면, ‘혹시 우리 한국에서 광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Happy하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해 광고대행사 내부의 일그러진 문화로 인해 우리 광고인의 삶 자체가 행복하지 못하기에, 그들이 만든 광고 역시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날 대한민국 광고계를 휩쓸고 있는 정신적 공황상태는 10년 전 IMF 당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몇몇 광고회사의 위정자들은 그들의 조직원을,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따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땀 흘리는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광고인의 열정과 도전을 존중하고 감탄하기보다는 자신의 조직원들을 일개 돈벌이 및 취미생활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선동하고, 그들의 젊음과 열정을 착취한 뒤, 어느 날 그 때가 되면 다 쓴 건전지처럼 너무도 쉽게 용도 폐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다시 존경 받는 선배의 모습으로 환골탈태 하지 않는 한, 과연 이 땅의 광고인들이 세계가 놀랄만한, 세계를 ‘happy’하게 만들 그런 광고들을 만들 수 있을까요? 생각이 여기까지 가 닿으면 나의 業 광고를, 이 땅 대한민국에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울해집니다.
농심기획에서 식음료 광고를 제작하고 계신데요, 식음료 광고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회사에 있다, 어떤 품목을 한다는 것만이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거죠. 내가 하고 싶은 그 무엇인가를 지금 하면서 살고 있는가, 그것이 바로 행복의 기준이 아닐까요? 그런 견지에서 여러분도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그 일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식음료광고의 매력에 대해 말해보자면, 시장의 움직임이 다른 분야에 비해 빠르게, 그리고 확연하게 보인다는 점, 그래서 광고를 만드는 이의 입장에서 보자면 광고 탄력도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의 사례로는 안성탕면 ‘안성맞춤’캠페인이 그 좋은 예가 되겠는데요.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에 이어 부동의 2위를 고수해오던 안성탕면이었지만 시장조사결과 라면의 헤비유저층인 1020세대의선호도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진단되었습니다. ‘인심 좋은 안성댁, 내 입에 안성맞춤’이라는 코드가 젊은이들에게는 더 이상 새롭지 않고 올드하게 느껴지며, 라면을 구매하는 시점시점에서 적어도 1020세대의 머릿속에서는 안성탕면이 ‘우선 구매고려군’에서 점차 그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안성맞춤’이라는 고유의 브랜드 자산은 유지하면서 1020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캠페인전략이 필요했고 그 결과 ‘ABC에 안성맞춤’이라는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습니다. TV와 BTL부문에서는 ‘매력발산에 안성맞춤’편을, 라디오 매체에서는 ‘보호본능에 안성맞춤, 닭살행각에 안성맞춤’이라는 총 3편의 광고를 멀티로 집행했습니다. 그 결과 라디오에 집행한 2편의 광고는 AD TIMES에서 주관하는 ‘이달의 우수광고’에도 선정되었고, 소비자 조사결과 1020세대의 인지도 및 선호도 지표에서 큰 변화가 나타났으며,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캠페인 전개 후 시장이 크게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단기간에 말입니다. 이런 점이 바로 식음료 광고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런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함께 고생한 팀원들과 스텝들, 그리고 아카데미 성우주연상에 빛나는 두 성우분과 압구정동 CM파크 사장님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요, 영화와 광고의 공통점이 있다면
영화와 광고의 공통점은 인간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나오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그 관객 또한 인간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인간을 이해하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닥터 노구찌’라고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세균학자의 일대기를 다룬 만화책이 있는데, 그 안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후지산아 나를 보라. 그리고 인간을 보라!’
작업하면서, 피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다면
‘나 몰라? 내가 대한민국, 나아가 전세계의 모든 광고물을 다 만들고 있는 사람이야’라는 엄청난 착각과 ‘너희들이 광고를 알아? 광고야 말로 위대한 작업이지!’라며 마치 광고를 하나의 사이비종교로 승격화하려는 분들이 피하고 싶은 첫번째 유형입니다. 광고인으로서의 자부심이야 좋다지만 지나친 오만과 맹신은 꼴불견이 아닐까요?
두 번째 유형은 일찍이 광고인 레오 버넷이 경고했던 것처럼, 광고인으로서 살아가기보다는 광고를 자신의 생계와 돈벌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입니다. 물론 저 역시 그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입니다만, 묵묵히 땀 흘리고 있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감탄과 파트너쉽은 온데간데 없고, 그들의 재능과 노고?열정을 자신의 돈 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이들, 그리고 광고 만드는 일의 즐거움?더 좋은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열정 보다는 본인의 승진에 따라 늘어나는 방의 창문 개수나 세고 있는 분들을 대할 때면 마음 한 켠이 먹먹해집니다. 신원사원 채용에 대한 광고회사 고위층의 시각이 그 좋은 예라고 생각되는데요. 광고계의 선두기업들이라면 의당 인재양성에 대한 성숙된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분들은 신입사원 채용보다는 ‘어떻게 하면 남들이 공들여 키워놓은 3~5년 차를 빼올까?’에 더 관심이 많은듯해 씁쓸하기만 합니다. 선배 광고인들의 자성이 필요합니다.
후배 광고인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대한민국에서 광고 대행사에 입사하기란 정말 힘이 듭니다. 열의로 충만한 이가 아니라면 아마 2-3년 안에 다 포기하게 될 겁니다. 그럼 그 동안 자신이 해왔던 모든 노력과 시간은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아깝고 억울하지 않나요? 다른 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고가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광고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메이저 대행사만을 고집하지 말고, 일단 중소광고대행사나 BTL회사 또는 광고주 마케팅부서나 홍보실 등에서 기반을 마련하고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첫 번째 대안입니다. 또 다른 길은 한국에서만 길을 뚫으려고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 홍콩이나 싱가폴, 태국, 뉴질랜드 등 해외취업을 노려봤으면 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졸업 후 한국에서의 취업이 어렵자 뉴욕으로 건너가 다시 광고스쿨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그 기간 동안 국제광고제에서 수상을 했고 그 결실로 시카고의 한 광고대행사에서 러브콜이 와서, 지금은 시카고 현지대행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시각을 돌려, 더 넓은 곳에서 더 큰 꿈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이후 웹진들은 국장님과 회사 밖에 나와서 여러 컨셉의 사진을 찍으며 더 많은 대화와 감정을 나누며 인터뷰 때와 다른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기존 타 매체와의 인터뷰 내용과 달리 국제광고제 심사위원으로서의 경험과 분위기를 세세하게 전수해주신 류남길 국장님의 열정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2010년 국제 광고계의 새로운 한류를 기대해봅니다.

해당 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더해 보세요.(40 내공 적립)

FAQ

Contact

개인정보취급방침I회원약관I회사소개
06039)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12길 25-1(구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11-19)
사업자등록번호 : 211-87-58665 통신판매업신고 제 강남-6953 호 (주)애드크림 대표이사 : 양 숙
Copyright © 2002 by TVCF.All right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