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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광고인으로서의 고충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성 광고인으로서 고충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태생적으로 여자와 남자는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업무적인 부분이 아니라 예를 들면 남자는 힘이 세니까 무거운 짐을 잘 들 수 있고, 여자는 남자들보다 사근사근 하니까 분위기를 소프트 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구요. 각자 가지고 있는 identity 가 다르니까 여자가 여자라서 힘들면 남자도 남자라서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AE로 시작하셔서 카피라이터, 광고주로서의 경험, 다시 AE로의 직종을 바꾸셨는데 다양한 경험이 본인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셨는지?
오리콤에서 AE, LG애드 에서 카피라이터를 했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정체성을 찾았어요. 저에겐 기획이 더 맞다는 걸 느꼈거든요. 광고주일을 하게 된 것은 우연히 케이스라는 학습지 회사로 가게 되었어요. 내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모험을 한 거죠. 두산동아 까지 3년 정도 광고주로 있었는데요. 저는 경험주의자에요. 광고주를 하면서 다시는 광고회사로 못 온다, 경력에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등등의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 만큼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광고주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우선 광고회사 같은 경우는 상하 좌우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아요. 오히려 실무팀이 제일 정보가 많은 편 이죠. 하지만 광고주로 있다 보면 윗 분들의 의지와 생각의 영향이 커요. 그래서 실무의 자유도 덜 한 편 이구요. 인건비를 아끼려 직접 초등학교 앞에서 팜플렛을 돌리기도 했었어요. 돈(예산)의 소중함을 아는 계기도 되었고 또 광고주의 입장에서 광고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광고연구원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회사로 1위에 TBWA가 꼽혔습니다. 비결이나 회사 자랑을 해주신다면?
2000년도부터 비전을 세팅한 게 ‘광고인과 예비 광고인이 가장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자.’ 였어요. 빌링규모 매출이나 순위보다 목표 자체의 세팅이 그랬는데요, 가장 좋은 처방은 좋은 캠페인을 많이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좋은 광고를 만들고 그에 따라서 클라이언트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었기에, 개인적으로도 인상적인 비전이었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으시다면?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소리 나는 과자류를 씹어요. 그 씹는 소리가 귀와 피부, 뼈를 통해서 소리나 느낌이 뇌를 자극하고 깨워요. 실제 의학적으로도 증명되기도 했어요.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몸을 힘들게 혹사시켜서 스트레스를 잊어버릴 때도 있어요.
아니면 짱박혀서 혼자 놀죠. 일탈이라고나 할까
인맥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인맥관리 못하고 안해요. ‘회사가 내 놀이터다’라는 생각으로 그냥 회사사람들과 놀아요. 광고 회사 1~2년 차면 친구 다 끊긴다고 하는데 특히 막내 사원일 경우에는 더 하지요. 부지런한 사람들이야 주말을 이용해서 친구들을 만나겠지만 난 주말에 무조건 쉬어야 하는 타입이예요.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보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회사 사람들이다 보니 회사 사람들이랑 친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랑 있는 것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는 회사이다 보니 업무적으로 일단 즐거워야 개인적으로도 즐겁구요. 이건 서로가 지켜줘야 되는 부분이에요. 보통의 인간관계보다 회사 내에서의 인간관계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경험을 중요시하시는 것 같은데, 나는 죽기 전에 이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 하는 것이 있으시다면?
슬픈 얘기이다. 별로 없는 것 같다. 처음에 사무팀으로 입사했었는데 AE가 너무 하고 싶었고, AE가 되었다. 웬만한 품목은 안 해본 것 없이 거의 모든 품목을 거쳤다. 지금은 브랜드매니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전체를 총괄하는 포지셔닝이라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지난 달 이노션의 김혜경 상무님을 뵈었을 때에도 여성 임원이시라 강한 이미지를 상상했는데 실제로 뵈니까 정말 따뜻하시고 편안하신 이미지라 놀랍습니다.
광고 업계에 기 센 여자가 많은 것은 맞아요, 예전에 여자 AE가 많이 없었죠, 저는 여성 광고인 2세대 초기였어요. 그때만 해도 여자만의 프리미엄이 있었어요. 여자 직원은 뽑아서 2~3년 가르쳐 놓으면 시집을 간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실제로 그런 사람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만큼 여자에 대한 기대치가 남자들보다 낮으니까 남자만큼만 해도 웬만한 남자보다 낫다는 말을 듣게 되었어요. 운이 좋았던 거죠. AE동기 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여자는 저 뿐이네요. 여담으로 남자AE만의 남자 클라이언트와 담배 한 대 하는 시간,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남자끼리의 그런 시간을 부러워하는 여자 AE들도 있어요. 그리고 술 한잔 못하는 남자 선배가 있었는데, 그는 철인 3종 경기라고 탁구, 볼링, 포커 등으로 그 만의 친분을 쌓아갔어요. 꼭 술이나 담배가 아니어도 파트너가 되어서 움직일 수 있다는 거죠. 자기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든 케이스는 많아요. 자신을 맞춰나가면 콤플렉스는 없어져요.
SKT ‘사람을 향합니다’의 하늘음성 편과 같이 인간미가 담긴 캠페인이 많은데요, 특별히 배경이있다면?
기술 휴머니즘이예요. 인생이 담긴 휴대폰. 광고 방향이 ‘사람을 향합니다’ 에서 시작된 것이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으로 이어간 것이죠. 기업활동과 랠러번스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를 실화에서 찾아보자 한 것이 실화 캠페인을 가지고 풀어내게 된 것이고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기업광고는 어려워요.
아이디어 헌팅은 어떻게 하시는지? 아이디어의 원천은?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별 얘기 아닌 것 같지만 하다 보면 저에게 큰 Tip이 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우린 모두 신이 아니다 보니 혼자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요. 그러기 위해서 협력이 필요한 것이구요. 그렇게 해서도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얘기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함께 일하는 선배나 후배와 얘기를 나누는 것도 있지만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타겟 집단인 것 같아요. 그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같이 많은 것을 깨닫게 되요.
PT도 많이 하셨는데 가장 아찔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아찔하다고 까지는 못하겠지만, 저는 사람 이름이나 얼굴을 잘 기억 못하는 편이에요.
단어를 하나 잘못 외우면 그게 PT까지 가는 거 에요. 웅진 룰루비데 광고를 맡았을 때 “닦지 말고 씻자” 를 “씻지 말고 닦자” 라고 PT하는 내내 틀리게 말 해서 광고주 임원 분들도 웃으시고, 창피했던 기억이 있어요. 노래도 열심히 만들어서 준비해갔는데, 이상하게 헷갈리더라구요.
최근 관심사는?
바로 어제 통기타를 샀어요. 이유는 단순해요. 영화 <비포 선셋>에서 여주인공이 기타치는 장면이 나와서 나도 저거 꼭 해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과속 스캔들>이랑 <끌레도르> 광고에서 박보영씨가 기타치는 모습을 보고 저런 작은 통기타도 있구나 싶어서 바로 구입했어요.
현재 맡고 계신 광고주인 파리바게뜨의 뮤지컬 형식으로 된 광고 소재나 아이디어는?
“케이크야 도와줘”라는 카피와 컨셉부터 나왔어요. 영화 <서양골동양제과점 엔티크>에서 주지훈이 설명하며 요정이 나오고 그런 장면인데, 주지훈씨를 모델로 쓸까도 생각했었는데, 광고 나가기 직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졌으니 아찔한 순간이 될 뻔 했겠네요. (웃음)
가족들이 광고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남편이 얼마 전까지 광고회사 CD였어요. 그래서인지 이 업종에 대해 잘 알다 보니 많이 이해를 해줘요. 그리고 전 시부모님과도 함께 사는데 그 분들도 아들의 삶을 보아왔기 때문에 많이 이해해주세요. 아이들도 이해를 시켰구요. 딸은 연예인 싸인 받아주니 좋아하기도 하구요 제가 만든 광고가 TV에 나오다보니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 대신 주말은 철저하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요..
만약 자녀분이 광고일을 하겠다고 한다면
딸이 어떤 일을 하겠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거예요. 제가 광고 업계에 들어 온지도 거의 20년 가까이 됐는데 참 많은 것들이 바뀌었거든요. 딸이 자라서 광고를 하게 된다면 그 때는 광고 업계가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으니 반대를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예비 광고인들에게 준비할 것이나 조언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특별한 준비는 없어도 되요. 과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광고업에서 일 한지 20년 차가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해요. 업무상에서 직업상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 있겠지만 스트레스를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스트레스를 특별히 이겨낸다고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기는 거에요. 회피하지 말고 아프면 아픈 대로, 쓰면 쓴 대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준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특히 AE는 더욱 그래요. 집을 짓는 것과 같은데요. 집 짓는 데는 재료나 디자인 등의 기본적인 지식도 잘 알아야 하지만, 목수나 인부 등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잖아요. 광고도 코디네이팅, 플래닝, 크리에이티브의 3박자가 다 갖춰져야 해요.
또 무엇보다도 AE는 뱃심과 중심이 있어야 해요. 스스로를 컨트롤 하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광고 라는 것이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잖아요. 그 사람을 모르고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사람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중요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국장님께선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과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중의 하나가 대화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우리와의 인터뷰 역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고 좋은 시간이었다며 환하게 웃어주신 국장님. 우리 같은 예비 광고인들에게는 정말 하늘과도 같은 분이셨지만 처음 인사를 드리는 순간부터 인터뷰 내내 우리들을 편안하게 대해주신 따뜻함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미리 질문에 관해 말씀을 드리지 못했던 터라 모든 질문에 즉답을 해주셔야 했지만, 오히려 인터뷰를 즐기시면서 솔직하게 답변을 해주신 문상숙 국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해드립니다.
EPISODE
인터뷰한 다음 날인 6월 11일, 낯선 번호의 문자가 도착했다. 어제 인터뷰에서 중요한 말을 잊으셨다며 국장님께서 웹진들에게 문자를 보내주신 것이다!
“전 광고일이 너무 재밌어요. 힘들어도 광고가 재밌어서 광고일을 즐길수 있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화이팅”
빡센 광고계 속 당찬 후배들을 위해 마음 담아주시는 문상숙 국장님의 따스함에 맘이 뭉클해졌다.

작성자 : AE53 김나경, 권구인, 54기 AE 박지호, 배선영, 은보영, CW 박선영

해당 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더해 보세요.(40 내공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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