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맥주 한 잔은 어떤 이에겐 삶의 활력이 된다. 이처럼 맥주에는 청량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카스에서 투명한 병으로 리뉴얼하며 시각적으로 맥주의 청량감을 돋보이게 한 제품을 출시했다. 출시 전부터 ssac이라는 사전 광고와 함께 완전히 바뀐 모습을 예고했던 카스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나 역시도 어떤 맥주가 어떤 광고, 어떤 모델과 함께 나올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었다.
투명한 병에 담겨 나오는 맥주보다 더 시선을 끄는 것은 모델이었다. 보통 맥주 광고하면 당대 젊음의 아이콘인 연예인이 나와서 맥주를 꿀꺽꿀꺽 들이켜며 ‘캬~’하는 모습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카스는 윤여정 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시원한 언변으로 MZ 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에서의 인기도 좋다는 것이 카스 측의 모델 선정 이유다. 처음엔 뭔가 어색했지만 광고를 보면 볼수록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린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카스는 윤여정 배우의 친숙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에게 시원한 조언을 해주는 스토리텔링 광고 시리즈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광고를 보면 소위 ‘꼰대’가 아닌 진짜 인생 선배가 ‘나는 살아보니 그렇더라’라는 식의 스토리텔링을 하며 젊은 세대에게 조언을 해주는 따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 점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윤여정 배우가 가지고 있는 평소 이미지를 그대로 광고에 투영시켜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한 케이스다.
광고의 내용을 보면 30초 광고를 기준으로 ‘나 같은 사람이 맥주를 광고를 찍고 세상 참 좋아졌다.’라는 대사로 광고가 시작한다. 평소 윤여정 배우의 시원한 언변을 통해 ‘우리는 다른 맥주 광고와는 다르다.’라는 것을 넌지시 언급한 것이다. ‘누군가와 서먹하면 속마음을 싹 드러내’, ‘나부터 투명하게’라는 대사가 나올 때는 투명한 병안에 담긴 맥주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윤여정 배우의 조언 속에 리뉴얼된 맥주의 특징인 투명함과 cass를 완전히 뒤집는다는 의미의 ssac을 녹여낸 점이 30초 광고 중 가장 인상 깊었다.
다만 이 광고에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 또한 광고 모델이었다. 보통의 맥주 광고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함을 가짐과 동시에 보통의 맥주 광고에선 쉽게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인 청량감과 시원함, 즐거움을 표현하지는 못했다고 본다. 보통의 광고가 여름밤 시원한 맥주를 나타내고 있다면 이 광고는 겨울날 따듯한 할머니 집의 느낌을 가지고 있어 맥주보다는 윤여정 배우에게 더 집중이 되는 느낌이다. 윤여정 배우의 따스함도 좋지만 이번 리뉴얼 때 가장 강조했던 부분인 청량감에 더 포커스를 맞추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하지만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보면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축제나 회식처럼 시원하게 즐겁게 음주를 하는 장면을 넣는 것보다 집에서 차분하게 소소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시대적으로 더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델로 나타낼 수 없는 청량감과 시원함을 마지막에 투명한 리뉴얼 용기에 맥주의 탄산이 퍼지는 장면과 효과음을 넣으며 강조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않았나’라고도 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올 뉴 카스-진짜가 되는 시간’은 기업의 의도에 맞게 윤여정 배우의 사이다 화법과 따스함, MZ 세대의 지지를 모두 이용한 성공적인 광고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고정관념을 깬 모델 선정부터 광고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여기에 사이다 화법으로 젊은 층에게 시원함을 주고 있는 윤여정 배우의 이미지를 통해 맥주의 시원함과 따스한 조언을 동시에 제공하며 보통의 맥주 광고가 아닌 싹 달라진 카스와 일맥상통하는 싹 달라진 맥주 광고를 완성해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인 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광고는 윤여정 배우의 시원한 조언이 존경할 만한 어른과 술 한잔하면서 인생을 배우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앞으로도 시리즈 형식으로 광고가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다음엔 어떤 광고로 젊은 층에게 따스한 조언을 건넬 것 인지 기대가 된다.